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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얀마 난민캠프 방문] "미얀마 쿠데타 이후 태어난 국적도, 신분도 없는 아이들" 작성일 08-17 17:33
글쓴이 최고관리자 조회수 2,844

본문


"미얀마 쿠데타 이후 태어난 국적도, 신분도 없는 아이들"


- 태국 방문 리포트 2편


- 태국 칸차나부리에 위치한 Ban Don Yang 난민 캠프 방문


-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해 아무것도 후원 받지 못하는 200명의 아이들


- 고립 당한 우리지만 언젠가 찾아올 희망으로 공부합니다


[고립당한 그들만의 작은 세상]

 

반돈양 캠프로 가기 위해 칸차나부리 숙소에서 새벽 5시에 출발했다. 반돈양 캠프는 태국에 있는 미얀마 난민캠프다. 오프로드 전용 차로만 난민캠프로 들어갈 수 있어 중간에 차를 바꿔탔다. 난민캠프 입구부터는 폭우로 생긴 진흙 길과 정글 같은 숲이 우리를 맞이했다. 한 시간 가까이 종이인형이 흔들리는 것처럼 덜컹덜컹 흔들렸다. 그렇게 6시간 만에 도착한 캠프는 외관상으로는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 마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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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기울어질 만큼 험한 캠프로 들어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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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돈양 캠프의 나무로 지어진 집들 


하지만 한 번 난민으로서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작은 세상에 그들은 갇혀버렸다. 태국 정부는 난민을 받는 것을 꺼리고 미얀마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니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여러 외국 NGO 단체들의 후원도 있었지만, 프로젝트가 종료되거나 코로나로 인해 현재는 두 곳에서만 후원을 받고 있다. 태국 정부의 제한으로 농사도 지을 수 없고, 입구는 태국 군인이 지키고 있어 외부 이동도 불가능하며 심지어 통신 연결도 안된다. 외부와 완벽하게 단절되어 살아간다



[어느 곳에서도 존재하지 못하는 아이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난민 캠프로 들어왔거나 캠프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살아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태국에서도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미얀마에서도 국민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국적도, 신분도 없다. 그 사실을 아는 지 모르는 지 그저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 한편이 답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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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과함께가 준비한 식료품을 받기 위해 모여든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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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과함께가 준비한 쌀을 받아 들고 가는 아이들. 어린아이들이 들기엔 무거울텐데도 밝은 모습이다.


이곳 반돈양 난민캠프의 인구는 2,000명 정도인데 부모도 없고, 난민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200명이 넘는다. 이 아이들을 위해 쌀과 생선 통조림, 식용유를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은 TBC(The Border Consortium)라는 NGO 단체에서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들에게 매달 후원해주는 쌀을 지원받지 못한다. TBC는 후원하는 내용을 모두 태국 정부에 공개해야 해서,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후원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원 받는 다른 난민들이 조금씩 나누어 주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순수하게 미소 짓는 아이들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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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반찬도 없이 미음으로 식사를 하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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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돈양 난민 캠프는 1997년 500명의 난민이 모여 설립된 곳이다. 현재 유치원과 하이스쿨로 나누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이스쿨 교육을 모두 이수하면 졸업식도 열리고 수료증을 받아 캠프 내에서 교사나 의료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캠프는 하이스쿨 이후의 고등 교육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수료증은 캠프 내에서만 유효하고 밖에서는 인정받을 수는 없다. 그래도 이들은 영어를 배워 의사소통도 가능하며 수업에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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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쿨 학생들과 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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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쿨 학생들의 아름다운 합창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세상과함께 유연 이사장과 윤경선 상임이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대비하는 아이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하게 느껴진다. 캠프에 방문한 세상과함께를 환영한다며 불러준 아이들의 합창은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한 편으로는 힘든 상황을 버티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 모두 눈물을 흘렸다. 이들이 품고 있는 희망의 씨앗이 싹을 틔우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올 수 있기를 바란다. 카렌 난민들을 위해 우리가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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