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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내지원] “시작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작성일 10-15 00:27
글쓴이 최고관리자 조회수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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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 자기답게 일할 수 있는 일터,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그랑’ 


발달장애 청년 17명에게 일터가 생겼습니다.  

갈 곳, 할 일, 만날 사람이 있는 제자들의 삶을 위해 군산 산돌학교 선생님들이 몸과 마음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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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발달장애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어떻게 지낼까요? 자립 생활이 안되는 중증 발달장애 학생들은요? 


17년 전 산돌학교에 입학한 진섭씨는 올해 34살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과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뇨와 고지혈증, 하지골절 후유증인 보행 장애와 뇌전증을 앓고 있어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하면 실신을 합니다. 


줄 서서 기다리기, 편식하지 않고 반찬 골고루 먹기, 불편할 때 화내지 않고 부탁하기 등... 진섭씨는 산돌학교에서 일상 활동을 익혔고,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개별 맞춤 수업을 통해 노래에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해, 산돌학교 발달장애 예술단인 ‘그랑’의 공연 때는 연미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독창을 합니다. 진섭씨의 노래는 청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화답하는 박수갈채는 진섭씨와 가족들에게 삶의 연료가 돼줍니다. 


산돌학교가 장애인 교육에 있어 학령기 이후의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령기 교육으로 끝나지 않고 청년들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생과 가족들의 어려움을 직접 목격하며, '장애인 평생교육과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장애인들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돌학교는 '사각시간 돌봄' 서비스를 통해 주말에도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24시간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부모들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장애인 교육이 단순히 지식 전달을 넘어 전인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산돌학교의 사례는 장애인 교육과 돌봄에 있어 학교의 역할 확대와 지역사회와의 연계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산돌학교 첫 입학생들이 졸업을 했는데,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아이들은 고립되고 퇴행하게 됩니다. 돌봄을 오롯이 떠맡게 된 부모님은 경제활동을 중단하고 아이들의 그림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막고 싶어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직업교육을 시작했습니다.”  (2023년 산돌학교 홍진웅 교장선생님 인터뷰에서) 


세상과함께는 2018년 산돌학교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섬세한 돌봄을 수반한 전문적인 자립 교육이 진섭씨를 비롯한 발달장애 학생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성장을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세상과함께는 한명이라도 더, 발달장애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산돌학교의 사각시간 돌봄, 발달장애인 예술단 ‘그랑’과 발달장애 청년들이 직업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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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산돌학교 발달장애 청년들이 자기 모습과 속도를 존중받으며 자립하는, 17명을 위한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자기답게 일할 수 있는 일터 – 파란장미 빨래방, 산돌팜 농장과 식품제조 공장



2020년 30살이 된 진섭씨에게 직장이 생겼습니다. 발달장애 제자들의 자립을 위해 만든 ‘산돌팜, 딸기 농장’의 직원이 된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갈 곳이 생겼고, 지지를 받고, 자기 자신으로 일할 수 있는 일터입니다. 


산돌학교의 발달장애인을 위한 직업만들기는 2018년 ‘파란장미 빨래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자폐장애가 있는 찬기씨와 ‘지적· 지체 중복’ 장애를 가진 단비씨가 빨래방 직원이 된 것은 발달장애 제자들의 부모님에게 새로운 하늘이 열린 듯한 일이었습니다. 자식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게 소원이었던 부모님들이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취업한 발달장애인 학생들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기능이 발전하는 것도 큰 성과였습니다. 현재 ‘파란장미 빨래방’은 지역에서 사랑받는 일터가 되었습니다. 주변 독거 어르신들의 이불 빨래를 매주 도맡아 지역에서 돌봄의 선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세상과함께가 지원한 세탁기는 이러한 활동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발달장애인들의 일터와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도 산돌학교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산돌 딸기 농장 옆에 '꼬꼬마 양배추' 식품 제조 공장인 '산돌팜'을 설립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획득, 장애인 표준사업장 전환, 판매처 확보 등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40여 명의 발달장애 학생이 다니는 작은 학교가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바로 "제자들과 가족들에게 절실하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상과함께는 발달장애 학생들의 미래를 응원하며, 산돌팜 공장 설립을 지원하였습니다. 이러한 응원과 연대는 산돌학교의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2018년 군산시 월명동 파란장미 빨래방 개점, 발달장애 청년 2명 취업

2020년 산돌팜 딸기 농장 설립. 발달장애 청년 2명 취업. 지역 로컬푸드에서 전량 판매

2022년 산돌팜 식품제조 공장 준공. 한국식품 안전관리 인증심사(HACCP) 완료

2023년 산돌팜 장애인 표준사업장 전환. 발달장애 청년 10명 취업

2024년 군산시 공공일자리(2), 체육근로(3) 취업으로 산돌학교 발달장애 청년 총17명 취업

             < 산돌학교 발달장애 청년 일자리 만들기 역사 > 



현재 산돌팜 식품제조 공장에는 10명의 청년들이 취업해 있습니다. 하루 세 시간에서 한 시간 일을 합니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아 운영이 힘들지만, 경제적 기준으로만 절대 움직일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산돌학교 김현숙 선생님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눈물짓던 부모님과 뿌듯해하던 제자들의 얼굴이 이 일을 하는 의미와 보람이다”고 이야기 합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시작한 산돌팜이어서 안정되게 자리 잡으면 좋겠습니다.) 


이 외에도 산돌학교 학생들은 군산시 장애인 복지일자리, 체육선수 근로연계로 2024년 현재 17명이 일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세상과함께는 일자리 참여자들의 업무 지도와 상담을 위한 선생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산돌학교의 노력은 우리사회에 발달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립을 돕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장애인 교육과 자립의 좋은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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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정성스러울 루, 지을 작. 루작 慺作은 산돌팜 꼬꼬마양배추사과 음료 이름입니다. 발달장애 청년들이 삶을 짓듯 정성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면의 문화 예술적 욕구를 펼치고, 세상과 소통하는 ‘그랑’ 


‘그랑’은 산돌학교 발달장애인 예술단입니다. 둥그렇게 어울려 살고 싶다는 바램을 담아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주 5시간 연습을 하고, 매년 1-2회 정기공연을 열고 있습니다. ‘그랑’을 통해 학생들은 자기를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합니다. 


발달장애 학생들이 공연 준비를 하고 완성하는 데는 다른 공연 준비보다 더 많은 시간과 인적, 물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것을 다 감수하면서 진화해가고 있는 ‘그랑’은 지역 공연 뿐 아니라, 올 가을에는 독도 플랩시몹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상과함께의 지원만으로 어렵게 운영되는 ‘그랑’이지만 발달장애 학생들이 문화 예술적 욕구를 펼치는 곳이고, 밖으로는 발달장애인의 인식개선에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랑’ 공연을 관람한 세상과함께 한 회원은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꿈이 있고, 너무나 아름다운 재능들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들이 있었을까 상상할 수가 없네요.”라며 감동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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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발달장애 예술단 ‘그랑’은 매년 정기공연을 준비합니다. 연극은 자기를 표현하는 과정이지만, 동료들과 의견을 조율해내야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장소가 됩니다.   



더욱 촘촘하고 세심한 안전망


 코로나 시기에 목도 했듯이, 위기가 닥쳤을 때 약자와 소수자들의 안전망은 가장 먼저 망가집니다. 산돌학교의 ‘위기지원’ 덕분에 가족들이 발달장애 학생을 집에서 돌볼 수 없을 때 365일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코로나로 격리를 해야할 때, 교통사고나 암치료로 입원을 했던 경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3시간 이상을 씻는 학생을 전화로 설득하거나 직접 찾아가고, 자해나 도전적 행동, 병원 진료 거부 같은 상황에도 정서적, 실제적 지원을 합니다. 야간돌봄, 주말돌봄, 위기지원... 어렵고 벅찰 때가 많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며 선생님들은 힘을 모읍니다. 세상과함께는 산돌 선생님들이 그 힘을 지속할 수 있도록, 연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약점’은 이 사회의 ‘가능성’ 


8월 초 산돌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학교 대청소 날이었습니다. 

기능이 좋은 학생들은 청소를 돕고, 중증 발달장애 학생은 선생님 옆에서 돌봄을 받습니다. 학생 한 명이 탁구를 배우고 있는데, 가르치는 선생님은 두 분이었습니다. 산돌팜 음료공장에서 발달장애 청년들이 일을 할 때도 지원할 교사나 인력이 필요합니다. 효율성을 기준으로 돌아가는 우리 사회에 비춰보면 산돌학교는 참 비효율적인 곳입니다. 하지만 각자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풍경은 평화로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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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산돌학교 입구에 걸린 파란장미. 불가능에 도전해 꽃을 피우는 절실함 뿐 아니라 어루만지고 돌봐지며 파란장미가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산돌학교가 있어서 40명 발달장애 청년들이 매일 갈 곳과 할 일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발달장애 제자들이 각자의 모습과 속도를 존중받으며 자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산돌학교를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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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청년(산돌학교) 후원계좌: 우체국 107342-01-001212 (세상과함께)

○ 홈페이지 후원 : (링크) https://bit.ly/3lwPI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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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금 영수증 발급은 세상과함께 사무국 (010-5940-6198)으로 연락주세요.